본문 바로가기
우리가 좋아하는 것/문화

우리 부모님의 삶 그리고 내가 지나온 이야기 – 넷플릭스 새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by 골든에이지50플러스 2025. 3. 10.

1960년 제주, 그리고 우리 부모님의 삶 – 폭싹 속았수다

지난주 금요일, 넷플릭스에서 새로운 한국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공개되었다. 제목부터 특별한 이 드라마는 제주 방언에서 유래한 말로,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단순한 인사가 아니라, 한평생 고단한 삶을 살아낸 이들에게 전하는 깊은 위로의 말이기에 더욱 가슴 저리게 다가온다.

이 드라마는 1960년대 제주를 배경으로,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삶을 담고 있다. 당시 생활상을 정교하게 표현해 낸 제주의 아름답고 정감 어린 풍경, 그리고 그 시절을 살아낸 사람들의 애환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어 중년 세대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줄거리

드라마는 1960년대 제주에서 태어난 일편단심 애순바라기 소년 ‘관식’(박보검)과 당찬 소녀 ‘애순’(아이유)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바다와 맞닿은 거친 삶 속에서 자유를 꿈꾸던 두 사람은 시대의 흐름 속에서 사랑과 현실, 가족과 운명을 마주하게 된다.

애순은 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꿈 많은 문학소녀로, 당시 사회에서 여성에게 부여된 한계를 뛰어넘고자 한다. 그리고 뚝심있게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  관식은 가진 것 없지만 무쇠처럼 단단해 보이는 청년이다. 두 사람의 알콩 달콩 달콤 쌉사름한 러브스토리는 웃다가 울게하는 애달픈 뭔가가 있다. 쉽지않았던 그들의 인생살이가 당시 세월이 빌런인 듯하다.

드라마는 두 주인공뿐만 아니라, 1960년대 제주를 살아가는 다양한 인물들의 삶을 조명하며, 그 시대를 살아낸 부모 세대의 희로애락을 깊이 있게 그려낸다. 제주도 특유의 아름다운 풍광과 당대의 생활상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마치 과거로 여행을 떠난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부모님의 세월, 그리고 우리의 지나온 시간

드라마를 보며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부모님의 젊은 시절이었다. 1960년대는 한국 사회가 많은 변화를 겪던 시기였고, 특히 제주라는 지역적 특성이 더해지며 그 시절을 살아낸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욱 생생하게 다가왔다.

제주의 어촌과 농촌에서 펼쳐지는 삶의 모습은 단순한 과거의 풍경이 아니다. 부모님이 걸어온 길, 그들이 겪은 어려움과 기쁨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어릴 적 철없어 몰랐던 부모님의 수고스러운 인생이, 이제는 중년이 된 나에게 더욱 깊은 울림을 준다. 그리고 지금 수고스럽게 살아가는 우리 세대에게도 위로와 공감이 된다.


중년의 시선에서 본 폭싹 속았수다

중년이 된 우리는 과거를 단순히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배우고 깨닫는다. 폭싹 속았수다는 단순한 복고 드라마가 아니라, 우리의 뿌리를 되새기고, 현재를 살아가는 힘을 주는 작품이다. 부모님이 그러했듯이, 우리도 각자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고, 그 노력들이 쌓여 한 세대의 이야기가 된다.

이 드라마는 단순히 옛날이 그립다는 감상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세대가 가진 경험과 감정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한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 자리도, 훗날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신중년에게 추천하는 한 편의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는 단순한 시대극이 아니라, 중년 세대에게는 부모님의 삶을, 그리고 우리의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게 하는 의미 있는 작품이다. 과거와 현재가 맞닿아 있는 이 드라마를 통해, 우리 삶의 가치와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보는 건 어떨까?

특히 4화에서는 신혼의 젊은 부부(아이유, 박보검)가 월세가 없어 고민하던 차에, 월세를 추궁하려 온 줄 알았던 주인 할아버지가 누군가가 이미 4개월 치 월세를 지불했다며 장학금 증서를 건네는 장면이 나온다. 대체 누가 대신 월세를 내준 것일까? 시집살이를 시킨 시어머니? 아니면 시할머니? 왠지 의리 있어 보이는 새어머니? 마치 키다리 아저씨처럼 뒤에서 힘이 돼주는 그 사람이 누구인지 너무 궁금해진다. 다음 주 금요일 4편의 에피소드 업로드가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삶의 이야기,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하는 공감과 위로. 지금도 수고스럽게 살아가는 모든 중년들에게 폭싹 속았수다가 따뜻한 위로가 되어주기를 바란다.